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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없이 갈비?
    2023 금주일기 2023. 1. 20. 12:11

    아이가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행지에서 배탈이 잦았다고 한다. 설사와 변비를 오고 가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그런지 몸이 홀쭉해졌다. 원래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태국 음식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뭐든 먹고 싶은 걸 사주겠다고 하니, 1순위는 갈비란다.

    고기 없는 삶을 지향한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지향'이라고 밖에 쓸 수 없는 것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또 먹기 때문이다. 나에게 온전히 선택권이 있을 때(주로 내가 해 먹을 때)는 비건식, 사 먹지만 선택이 가능한 경우엔 해산물도 먹고, 선택이 불가한 경우엔 만들어진 음식은 남기지 않고 먹는다, 가 나름의 원칙이다. 아이는 갈비, 햄버거, 돈까스를 너무 좋아하기에 어쩌다 한 번은 고깃집도 가게 되는데, 그런 날엔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면서 술을 많이 마시곤 했다. 사실 술 없이 고기를 먹어본 적은 거의 없는 듯.

    이번주의 음주일은 일요일로 정했는데, 오늘은 어쩔까 고민을 했다. 파트너는 일주일의 시작은 일요일이니 이번주의 기회가 있는 거라 부추기고, 아이는 뭐 어때 그냥 마셔라며 내 어깨를 두드렸지만, 어쩐지 지기 싫어서 술은 시키지 않았다. 원래 밥 먹으면서 물을 잘 안 마셨는데, 술이 없으니 물 한 통도 금세 마신다.

    "되게 밋밋하다."
    기껏 잘 먹어놓고, 술 없어서 식사가 밋밋했다는 파트너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술이랑 같이 먹으면 딱 맛있던 음식들도 술 없이 먹으니 간이 이렇게 센데도 심심하다. 정말 이상한 일.
    집에 돌아와 아이가 원하는 카드 놀이를 하면서 무알콜맥주를 한 잔 마셨다. 캬아. 그래 이거라도 있어야지 모...

    당신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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