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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2023 금주일기 2023. 2. 4. 01:23

    술과 담배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대체로 술을 마시면 담배가 피고 싶다. 담배를 필 때 술 생각이 나진 않는 걸 보면 이건 어쩌면 짝사랑.
    얼마 전 담배를 끊겠다건 친구가 ‘딱 한 대’만 피겠다며 담배 한 갑을 샀고, 몇 대 피고 남은 걸 내게 버리고 갔다. 담배는 내가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과거형 관계이기에 주는대로 덥썩 받았다. 술과는 어떻게 다르냐면, 술은 엄청 참고 참는 느낌이고 이제 담배는 생각 자체가 안 난다. 오늘 한 대를 피웠다고 해서 내가 다시 흡연자의 루틴을 갖는 개 아니란 얘기다. 언제든 원하면 멈출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보니 오히려 편하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시간과 돈… 이 들어갔지만.

    여하튼 그래서 오랜만에 내 수중에 연초 한 갑이 생겼다. 회사에서 한 두 대, 퇴근길에 내키면 한 대쯤 피우면 잠시잠깐 머리가 반짝한다. 잊고 있던 각성 효과. 정신이 드는 것 같은 착각.
    나중에 정말 술을 끊게 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술에서 얻었던 모든 즐거움이 그저 아득하고, 아 이런 거였지? 싶을까? 전혀 모르겠는 세계다. 엔간한 sf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움.
    술을 참는데 점점 노력이 덜 들어간다. 일종의 항상성 효과인가. 내일은 술 약속이 있다.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해보자.

    요즘 나의 소박한 저녁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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