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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룩2023 금주일기 2023. 1. 26. 23:48
어젠 잠을 설쳤다.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었고, 밤새 내린 눈 때문인지 밖에서 한 번씩 들려오는 소음에 자꾸 잠을 깼다. 선잠이 들었다 깨다를 반복하다 그냥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해 버렸다. 그래서 하루 종일 졸림 모드. 매일 뭐라도 쓰겠다고 호기롭게 외쳤으나 술 없는 하루하루가 너무 똑같아서 쓸 말이 준다. 헬스장에 가고, 회사에 가고, 집에서 자는. 심심한 나날들. 그래도 1월은 어찌저찌 금주모드를 잘 지나고 있다. 오늘이 1월 26일이고 지금까지 음주 3회. 선방이다. 술 생각은 자주 났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고, 술 먹고 싶을 때 물 마신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매일매일 마시고 싶다. 오늘은 아이가 부탁했던 걸 깜박하고 프린트를 못 해왔다. 자리에 누워서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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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대신 낮잠2023 금주일기 2023. 1. 25. 00:36
어제는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렸다. 전날의 음주+클라이밍의 여파로 몸이 좀 찌뿌드드하기도 했고, 연휴 중 하루는 온전히 쉬어야지 싶기도 했다. 자다 일어나 라면 먹고, 밀린 예능을 몇 개나 본 뒤엔 또 저녁을 먹고, 그러고 나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오늘은 풋살 연습. 날 춥단 얘길 지난주부터 해서 실내구장으로 연습장소가 바뀌었다. 땀이 듬뿍 나도록 뛰고 나니 개운하다. 몇몇 사람들과 점심을 같이 먹고 집에 오니 잠이 쏟아진다. 씻고 책 읽겠다고 책을 들었다가 한 페이지만에 침대로 직행. 두 시간이나 낮잠을 잤다. 예전 같음 그럴 때 맥주 한 캔을 까든, 와인 한 병을 까든, 지나가는 휴일이 아쉬워 낮술을 시작했을 거다. 낮술 진짜 좋아하거든. 오늘처럼 추운 날엔 뜨거운 사케에 오뎅도 좋았을 걸.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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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세상2023 금주일기 2023. 1. 23. 03:20
주말이 낀 설이다. 어디 집안 행사엔 가지 않은 진 오래되었다. 어른들이 그저 무사히 지내는 것이 복이다. 그 복을 누리며 약간은 실눈 뜬 채로 지낸다. 그것도 건강한 모부 덕이겠지만 모른 척, 우리만 즐겁기로 한다. 오늘은 몇 주 전부터 클라이밍장에 가기로 잡아두었다. 약속을 잡은 이들과 우리, 모두 설에 서로 어디도 가지 않는 사람들이었고, 마침 상대 커플이 볼더링 배우기에 흥미가 있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부터 파트너가 그들에게 암장 가자고 뽐뿌를 넣어두었다. 파트너와 아이- 이렇게 둘을 코치 삼아 배우면 될 것 같았다. 어깨가 안 좋은 나는 꼽사리로 응원과 격려를 더하며 설렁설렁하는 걸로. 장소는 더클라임 연남으로 잡았다. 요즘 핫하다는 곳이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가면 좋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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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2023 금주일기 2023. 1. 21. 23:11
오늘은 풋살팀 연습에 갔다. 드리블 연습은 해도 해도 어렵다. 처음을 생각하면 그래도 많이 는 거겠지? 자주 해야하는데 생각만 앞서고 몸은 안 움직인다. 운동 마치고 같이 밥도 먹고, 헬스장 가서 마무리 스트레칭 한 다음 씻었다. 아 그런데 아뿔사, 월경일… 그 무엇보다 먼저 든 걱정은 술 생각. 내일 술 마시겠다고 오매불망 기다리며 참아왔는데… 워낙 월경통이 심해서 진통제는 4시간마다 먹어야하고, 그럼 술은 어쩌지. 이런 고민. 진통제만 쳐도 술이 자동완성이 되는 걸 보면 나만 걱정하는 건 아닌 거 같긴 하다만… 이전에 술을 거의 매일 마실 때에도 한 달에 며칠 쉬는 때가 월경 때였다. 나 나름 간을 걱정하는 새럼… 🫣 고통을 참고 술을 마실테냐 진통제를 택하고 술을 며칠 더 참을 것이냐 올해 최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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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2023 금주일기 2023. 1. 21. 00:52
연휴를 앞두고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쳐내느라 종일 바빴다. 심지어 사장님이 적당히 시마이하고 세 시쯤 퇴근하라고 했는데, 나혼자 여덟시까지 꾸역꾸역 메일을 보내느라 시마이가 늦었다. (다행히 재택) 이런 열받는 상황엔 갈치찌개에 소주 한 잔 해야하는데. 마땅히 다른 취미가 없어서 헬스장에 갔다. 스트레칭하고 스쾃하고 덤벨운동 조금. 막판에 스텝밀 15분 오르며 땀내고 씻으니 기분이 진짜.. 아주 조금 나아졌다. 휴우. 술만한 도파민이 없다고 한다. 즉각 반응, 센 강도. 그래서 술에 중독되면 다른 즐거움을 찾기가 어렵다고. 매번 가성비를 찾는 내게 술이 잘 맞았던 이유도 그런 거였나보다. 한 시간 몸을 굴려 고작 이만큼의 개운함을 얻느니 한 시간 바짝 마시고 극강의 쾌락을 향해… 술 안마시니까 재미없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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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이 갈비?2023 금주일기 2023. 1. 20. 12:11
아이가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행지에서 배탈이 잦았다고 한다. 설사와 변비를 오고 가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그런지 몸이 홀쭉해졌다. 원래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태국 음식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뭐든 먹고 싶은 걸 사주겠다고 하니, 1순위는 갈비란다. 고기 없는 삶을 지향한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지향'이라고 밖에 쓸 수 없는 것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또 먹기 때문이다. 나에게 온전히 선택권이 있을 때(주로 내가 해 먹을 때)는 비건식, 사 먹지만 선택이 가능한 경우엔 해산물도 먹고, 선택이 불가한 경우엔 만들어진 음식은 남기지 않고 먹는다, 가 나름의 원칙이다. 아이는 갈비, 햄버거, 돈까스를 너무 좋아하기에 어쩌다 한 번은 고깃집도 가게 되는데, 그런 날엔 이왕 이렇게 된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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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포트와인2023 금주일기 2023. 1. 19. 00:47
오늘 회사에서 열받는 일이 많았다. 오랜만에 별 거 아닌 일에 딥빡침을 느끼고 조금 우울할 뻔했는데, 미팅에 온 모 님이 설이라고 와인 선물을 주셨다. 집에 와서 와인을 따고 열받았던 일을 안주 삼아 떠벌렸다. 와인은 눈으로만 마셨다. 파트너에겐 축하할 일이 생겨서 그는 혼자 몇 잔 마셨다. 토니 포트 와인은 달다. 대신 도수가 높다. 막 좋아하는 와인은 아니어도, 한 번씩 먹어볼만은 한 그런. 이왕 한 번 먹는다면 단 거보단 드라이 와인이 마시고 싶어서 꾹 참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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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2023 금주일기 2023. 1. 18. 00:43
매해마다 새해 목표는 영어공부. 뭐 특별히 당장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막연하게 잘하고 싶단 마음만 있다. 전화영어를 해본적도 있고, 각종 어플을 받기도 했고, 굿모닝팝스를 듣거나 영어공부 관련 클립들도 꽤 봤다. 방송대 영문과도 들어가봤으니 열망만은 대단했다. (한 학기밖에 못 들음😭) 어젠 스픽이라는 어플 광고에 낚여 어플을 깔아보았다. 일주일 무료체험 후 일년 결제가 되길래 망설이다 그만 두었다. 종일 잊고 있다가 알람을 보고 나도 모르게 흠칫. 이 정도면 우주가 나의 금주를 도와주는 게 아닐지?